‘언더독’ 서건우의 반란, 최초로 한국 남자 –80kg급 올림픽 출전권 획득

  • 최신 업데이트일 : 2023-12-05 15:23항목구분
  • 최초 작성일 : 2023-12-05 15:00항목구분
  • 원문 뉴스 작성 언어 : 한국어

"진호준은 8강서 탈락하며 올림픽랭킹 5위 수성 실패"
"맨체스터 2023 월드태권도그랑프리파이널 점화...장준-박태준 평가전서 승부"

 

서건우(한국체대)가 맨체스터서 언더독의 반란을 거듭하는 집요한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획득, 올림픽 태권도 사상 최초로 한국의 남자 –80kg급 출전권을 획득하는 낭보를 전했다.

남자 –68kg급서는 12월 기준 올림픽랭킹 5위 진호준(수원시청)이 8강에서 탈락, 랭킹 7위인 스페인의 하비에르 폴로가 2위를 차지하며 올림픽랭킹 5위 밖으로 순위가 밀려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2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맨체스터 2023 월드태권도그랑프리파이널(G10)이 막을 올린 가운데 서건우가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경기 남자 –80kg급 한국의 출전권을 드라마틱하게 획득했다.

12월 기준 올림픽랭킹 9위(283.36)인 서건우는 WT 올림픽랭킹 5위까지 주어지는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이번 대회서 반드시 결승까지 진출해 야 했다.

그러나 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8강전서 올림픽랭킹 1위인 이탈리아의 시몬 알레시오와 맞붙은 서건우는 1라운드서 몸통 난타전을 펼치던 중 15대 14로 앞선 상황에서 시몬에게 버저비터 왼발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15대 16으로 라운드를 내주었다. 그러나 2회전서 쉴새없이 시몬을 강하게 압박해 15대 11로 승리하며 3회전에 돌입했다.

이어진 3회전, 서건우는 초반 몸통 공격으로 4대 0의 리드를 잡은 후 시몬을 한계선 쪽으로 계속 압박했고, 체력으로 시몬을 무너뜨리는 파상적인 공세로 17대 4, 점수차승으로 승리해 라운드스코어 2대1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랭킹 5위인 튀니지의 피라스 카토우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조건 결승에 진출해야 하는 서건우는 준결승전서 올림픽랭킹 4위인 요르단의 살레흐 엘샤라바티와 운명의 한 판을 겨뤘다.

1라운드, 서건우는 라운드 초반 살레흐의 오른 앞발 후리기 연타, 그리고 다시 후리기에 1대 9로 대량 실점을 허용, 12대 18로 라운드 승을 먼저 내주었다.

그러나 2회전서 난타전이 펼쳐진 가운데 세컨드인 오혜리의 기지가 빛났다. 서건우는 초반 다시 살레흐의 오른발 후리기에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6대 21까지 밀렸다. 라운드 종료 49초를 남기고 살레흐의 반칙 행위에 대해 세컨드 오혜리가 ‘레프리’를 부르며 어필했고, 감점을 받아내며 귀한 1점을 얻어냈다. 그리고 종료 18초를 남기고 서건우가 상대 왼발 공격을 오른발 뒤후리기로 응수하며 5점을 순식간에 따내며 점수차를 5점차로 줄였다. 20대 21의 종료 시점. 0.05초를 남기고 살레흐가 한계선 밖으로 피했고, 영상판독에서 감점이 인정되며 21대 21 동점에서 서건우의 뒤후리기 머리 공격 우세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3회전에 돌입했다.

이어진 3회전. 오른 주먹 공격으로 리드를 시작한 서건우는 난타전과 함께 상대의 체력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고, 최종스코어 15대 13, 라운드스코어 2대 1로 승리하며 세컨드 오혜리와 끌어안으며 올림픽 티켓 획득을 자축했다.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서건우는 결승전서 올림픽랭킹 3위인 이집트의 세이프 에이샤와 맞붙었다.

서건우는 1라운드서 세이프의 오른발 머리 공격에 고전하며 4대 12로 라운드 승을 먼저 내주었다.

그러나 2회전서 세이프의 오른발을 무력화시키며 틈새 몸통 공격으로 우세를 점했고, 상대 머리 내려차기 타이밍에 뒷차기 몸통 공격으로 쐐기를 박아

15대 2로 승리하고 메달 색깔의 결정을 3회전으로 연장시켰다.

그리고 이어진 3회전, 주먹 공격으로 리드를 시작한 서건우는 몸통 공격으로 점수차를 차곡차곡 벌렸고, 라운드 후반 세이프의 추격을 따돌리며 22대 13으로 승리해 라운드스코어 2대 1로 랭킹포인트 100점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건우는 우승 직후 “정말 꿈만 같은 결과이다. 반드시 잘해야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다. 경기는 큰 부담 없이 임했다. 정말 지독하게 열심히 준비했다. 함께 운동했던 주위 동료들이 무서워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라면서 “오혜리 교수님께서 계속 내가 잘 준비했기 때문에 잘될 것이라고 믿음의 응원을 해주신 게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첫 번째 꿈이 이뤄졌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파리올림픽 본선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스포츠과학고를 졸업하고,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서건우는 그동안 박우혁(삼성에스원)과 함께 남자 –80kg급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놓고 경쟁해 왔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을 제외하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는 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올림픽 랭킹포인트에서 박우혁에게 늘 한발 밀려 있었다. 그러나 박우혁이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울산 대표로 나서 왼쪽 무릎 위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지난달 요르단에서 열린 아시아프레지던트컵에 불참하고, 또 이번 맨체스터그랑프리파이널에도 출전하지 못하며 기회를 잡았다.

특히, 지난달 아시아프레지던트컵과 아시아태권도오픈선수권에 연이어 출전하며 그랑프리파이널을 앞두고 랭킹포인트 40점을 추가해 역전일발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서 랭킹 1위와 3위, 4위를 연달아 무너뜨리는 언더독의 반란을 성공, 2024년 1월 기준 WT 올림픽랭킹 5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 싸움에서 랭킹 5위로 올라서며, 한국에 올림픽 태권도 사상 남자 –80kg급 최초의 출전권을 획득했다.

다만, 아직 박우혁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다. 오는 16일부터 중국 우시에서 열리는 그랜드슬램챔피언스시리즈 본선에서 현재 이 체급 메리트포인트 랭킹 3위인 박우혁이 누적포인트 선두로 올라선다면 WT 올림픽 랭킹과 별도로 부여되는 올림픽 출전권 1장을 차지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 초 서건우와 박우혁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두고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박우혁이 우시에서 메리트포인트 누적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국가협회에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은 그대로 서건우의 몫으로 돌아간다.

반면 남자 –68kg급서는 진호준이 올림픽랭킹 5위 수성에 실패했다. 진호준은 8강전서 요르단의 자이드 카림에게 라운드스코어 0대 2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랭킹 7위인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레즈 폴로가 2위를 차지하며 랭킹포인트 60점을 추가해 5위로 올라서며 진호준을 6위로 밀어내렸다.

다만, 진호준의 경우 곧 열리는 우시그랜드슬램에서 현재 메리트포인트 1위인 우즈벡의 라시토프 울룩백(올림픽랭킹 1위)이 누적포인트 1위를 지킬 경우 올림픽랭킹에 따른 출전권 한 장이 비게 되면서 차상위자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

또, 현재 이 체급 우시그랜드슬램 메리트포인트 2위인 강재권(삼성)이 누적포인트 1위로 올라설 경우 한국은 남자 –68kg급 파리올림픽 태권도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어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남자 –58kg급서는 랭킹 2위인 장준(한국가스공사)이 지난달 요르단에서 열린 아시아프레지던트컵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 중 다친 왼손가락 골절로 인해 기권했고, 랭킹 4위인 박태준(경희대)이 8강전서 랭킹 5위인 이탈리아의 비토 델랴킬랴에게 라운드스코어 0대 2로 패했다.

그러나 장준과 박태준은 랭킹 3위와 5위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수성해냈고, 내년 초 평가전을 치르게 된다.

다만, 이 체급의 경우 우시그랜드슬램 메리트포인트에서 현재 정우혁(한성고)이 1위에 올라 있고, 배준서(강화군청)가 이달 열리는 우시그랜드슬램챔피언스시리즈서 극적으로 메리트포인트 1위로 올라설 경우 장준과 박태준 외의 평가전 대상자가 추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자 –49kg급서는 강미르(영천시청)가 출전했으나 8강전서 랭킹 2위인 터키의 메르베 딘첼 카브랏에게 라운드스코어 0대 2로 패했고, 여자 –57kg급서는 이아름(고양시청)이 8강전서 미국의 페이스 딜런에서 라운드스코어 0대 2로 패했다.

남자 –58kg급서는 2022 과달라하라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토 델랴낄랴가 결승전서 스페인의 아드리안 빈센테 윤타를 꺾고 1위를, 남자 –68kg급서는 헝가리의 신성 레벤트 마크 조즈사가 결승전서 하비에르 페레즈 폴로를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49kg급 결승전서는 2020 도쿄올림픽 결승전서 맞붙었던 랭킹 1위 태국이 패니팍 웅파타나키트와 랭킹 3위인 스페인의 아드리안나 세레조 이글레시아스가 격돌해 패니팍이 승리했고, 여자 –57kg급서는 지난해 리야드그랑프리파이널 우승자인 중국의 루종쉬가 결승전서 페이스 딜런을 누르고 그랑프리파이널 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대회 이틀째인 3일에는 남자 +80kg급서 랭킹 12위인 강상현(한국체대)이 서건우와 더불어 또 한 번의 언더독 이변에 도전하고, 여자 +67kg급서는 랭킹 5위 이다빈이 올림픽 출전권 수성을 위해 나선다.

출처 : THE 태권(http://www.thetkd.co.kr)

 

이 뉴스를 추천합니다.

후속기사를 추천합니다.